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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강원도 여행

자작나무숲

by 여행전도사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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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은 1974년부터 1995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만 본을 조림해 만든 인공 숲이다. 자작나무 숲의 탐방은 입구에서 입산 기록 후 도보로 가능하다. 입구인 자작나무 숲 안내소부터 조성된 2개의 인도(80분 코스, 60분 코스)를 따라 걸으면 자작나무 숲에 닿는다. 자작나무 숲에 닿으면 수령이 20년 이상 되는 자작나무가 빽빽하게 찬 숲을 마주할 수 있다. 하얀 수피에 하늘을 향해 뻗은 자작나무 숲은 이국적인 풍취를 돋운다. 아이와 함께 자작나무 숲을 방문한다면 유아 숲 체험원에서 숲 속 교실, 인디언집 등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기는 게 가능하다. 2008년 숲의 일부를 '숲 속 유치원'으로 꾸며 아이들이 숲 선생님과 함께 타잔 놀이, 외나무다리 걷기, 꽃 이름 알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에서 주로 볼 수 있다. 태백 삼수령이나 평창 대관령을 자동차로 넘다 보면 산기슭에 빼곡하게 들어선 자작나무 숲이 눈길을 끈다. 워낙 가파르고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먼발치에서 눈으로 감상하는 숲이 아니다. 산책로를 따라서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며 잘 자란 자작나무들을 쓰다듬어 보거나 안아볼 수 있어 자작나무 숲의 매력을 오감으로 즐기는 곳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하얀 자작나무와 녹색 나뭇잎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색채감은 바쁜 현대 생활에 지친 심신을 위로한다.

 

자작나무 숲에 가려면 약간의 발품을 팔아야 한다. 초소에서 숲까지 3.2㎞ 구간은 걸어 들어간다. 초소를 지나자마자 언제부턴가 자작나무숲 길잡이견을 자처하고 있는 진돗개 두 마리가 나타나 탐방객들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길을 안내한다. S자 모양으로 구불거리는 임도는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파쇄석이 깔린 길 그리고 운치 좋은 흙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양쪽 길가에는 활엽수가 울창하고 길섶에는 물봉선, 마타리, 당귀, 동자꽃, 닭의장풀, 층층이 꽃, 거북꼬리 등 야생화가 한창이다.

 

한 시간 정도 임도를 걷다 보면 왼쪽에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 새겨진 나무 조각상이 보인다. 조각상 뒤로 새하얀 줄기에 싱그러운 초록 잎이 우거진 자작나무 숲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자작나무숲이 있다는 것이 사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숲이 울창해서 한 무리의 탐방객들이 자작나무들 사이로 빨려 들어간 듯이 금세 사라지고 만다.

 

숲 속에는 세 개의 탐방로가 있다. 1코스인 자작나무 코스(0.9㎞), 2코스인 치유 코스(1.5㎞), 3코스인 탐험 코스(1.1㎞)이다. 총길이 3.5㎞의 이 탐방로는 한 사람만 걸을 수 있는 너비여서 아늑하고 조붓한 느낌을 준다. 숲 한가운데에는 작은 쉼터와 광장이 마련돼 있다. 광장에는 숲 속 유치원 시설인 자작나무 그네와 정글, 외나무다리 등이 놓여 있다. 탐방객들은 나무 그네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보기도 한다.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어른들의 웃음 띤 얼굴이 아이처럼 해맑다.

 

 

내려오는 길은 고르게 잘 정비되어 있지만, 흙과 돌, 비탈길로 다리에 힘을 주고 걸어야 한다. 푸른 하늘에 구름과 나무에 흠뻑 취해 천천히 뒷산을 내려오듯 이곳저곳을 보며 여유롭게 내려올 수 있었다. 구석구석 걸으면서 눈도 잠시 감아보며 바람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를 들으며 힘들었던 지난날들을 이곳에서 치유하고 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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